슬라임볼 시간당 18,200개 — ilmango의 초고효율 슬라임 팜 설계 뜯어보기
슬라임볼은 점착 피스톤 없이는 레드스톤을 못 짜는 재료인데, 정작 자연에서 모으기는 가장 성가신 축에 든다. 슬라임 청크를 찾는 것부터가 일이고, 어렵게 찾아 팜을 지어도 수율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이 글에서 정리하는 ilmango의 설계는 그 문제를 정면으로 판 물건이다. 겉보기엔 층층이 쌓은 평범한 몹 팜인데, 스폰 알고리즘의 세부 동작까지 계산해서 층 높이를 정하고 죽이는 방식을 골랐다. 제작자 실측 기준 시간당 슬라임볼 16,100개, 기반암을 걷어낸 변형은 18,200개다.

구조 자체는 단순하다. 슬라임 청크 하나 안에 스폰 층을 아홉 겹 쌓고, 층마다 슬라임이 뛰어내릴 가장자리를 비워 둔다. 스폰된 슬라임은 옆 기둥에 갇힌 철 골렘을 보고 달려들다가 아래로 떨어지고, 바닥의 마그마 블록에 죽는다. 떨어진 슬라임볼은 마그마 블록 아래를 도는 호퍼 마인카트가 남김없이 주워 창고로 보낸다.
이 팜이 빠른 이유
최대한 많은 스폰 층 — 3블록마다 슬래브
큰 슬라임이 들어갈 공간을 확보하면서 층을 최대한 촘촘히 쌓는 것이 첫 번째다. 세 블록마다 슬래브 바닥을 깔면 큰 슬라임도 층 사이에 그대로 들어간다. 이렇게 해서 총 아홉 개의 스폰 층을 만들고, 가장 아래 층이 y6, 가장 위 층이 y30이다.

y30에서 끊는 이유 — 서브청크 단위의 스폰 시도
슬라임은 y40 아래 어디서나 스폰되는데, 이 팜의 최상단 층은 y30이다. 남는 10칸을 왜 안 쓰느냐 — 여기가 이 설계에서 가장 반직관적인 부분이다.
스폰 시도는 청크가 아니라 서브청크(16×16×16 덩어리) 단위로 나뉘어 배분된다. 스폰 알고리즘은 각 서브청크에서 가장 높은 불투명 블록을 기준으로 시도를 굴리는데, 결국 팜이 걸쳐 있는 서브청크 수가 많아질수록 층 하나가 받는 시도 횟수가 줄어든다. 지금 구성은 아홉 층이 서브청크 두 개에 나뉘어 있으니 서브청크당 4.5층이다. 여기에 위로 세 층을 더 얹어 세 번째 서브청크를 쓰기 시작하면 12층 ÷ 3서브청크 = 4층이 되어 오히려 층당 효율이 떨어진다.
말로만 하는 주장이 아니라 실측으로도 확인된다. 뒤에 나오는 비교 실험에서 세 층을 더 올린 버전은 시간당 10,800개로, 아홉 층짜리 원본(16,100개)보다 한참 느렸다. 슬라임 팜을 지을 거면 스폰 층은 y30에서 끊는다.
다른 몹은 스폰 못 하게 밝힌다
슬라임은 밝기와 무관하게 스폰되므로, 팜 안팎을 횃불로 환하게 밝혀 두면 다른 적대 몹만 걸러진다. 몹 상한(mob cap)을 슬라임이 독차지하게 되니 수율이 그대로 올라간다.

난이도와 가장자리 한 줄
수율의 주력은 큰 슬라임이다. 큰 슬라임이 죽으면 작은 슬라임으로 쪼개지면서 결과적으로 슬라임볼이 더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폰되는 슬라임 크기는 난이도의 영향을 받는다 — 낮은 난이도에서는 작은 슬라임 비중이 늘고, 높은 난이도일수록 큰 슬라임이 많이 나온다. 영상의 실측치도 하드 난이도 기준이다.
같은 이유로 큰 슬라임이 스폰될 자리를 벽으로 막아 버리면 손해다. 벽을 청크 경계에 딱 붙여 세우면 경계 바로 안쪽에서는 큰 슬라임의 히트박스가 벽과 겹쳐 스폰이 실패한다. 그래서 양쪽 가장자리에 블록을 한 줄씩 더 덧대 총 18×16 플랫폼으로 만든다. 발치에 스폰을 방해하는 불투명 블록이 놓이지 않도록 팜 둘레 벽도 유리로 두른다.

드롭을 하나도 안 버리는 처리 방식
기존 슬라임 팜은 선인장이나 용암으로 잡는 경우가 많은데, 둘 다 드롭 손실이 있다. 선인장 방식은 슬라임볼이 선인장에 닿는 즉시 삭제돼 15~20% 정도가 날아가고, 용암 방식도 작은 슬라임이 용암에 뛰어들면 드롭이 같이 사라진다. 이 설계는 마그마 블록으로 잡고 그 아래에서 호퍼 마인카트로 긁어 오기 때문에 손실이 없다.

팜 위쪽 지형을 전부 파낸다
슬라임 팜에서 의외로 자주 빠지는 작업이다. 팜에 필요한 공간만 파고 그 위 돌은 그냥 두는 경우가 많은데, 앞서 본 스폰 알고리즘 때문에 팜 위에 남은 블록이 스폰 확률을 갉아먹는다. 팜 발자국 전체 범위에서 위쪽 블록을 전부 걷어내야 하고, 실측 차이도 크다 — 위쪽을 안 치운 상태에서는 시간당 5,500개까지 떨어졌다.
철 골렘으로 끌어모아 빨리 죽인다
몹 팜은 빨리 죽일수록 다음 스폰이 빨리 돌아온다. 이 팜은 옆 기둥에 철 골렘을 가둬 두고 슬라임이 골렘 쪽으로 달려들게 만든다. 슬라임은 골렘을 향해 곧장 이동하다가 가장자리에서 떨어진다. 골렘에게 실제로 닿을 수는 없다 — 작은 슬라임의 키는 51cm인데 울타리 사이 틈은 50cm라서 어떤 슬라임도 우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실측 비교 — 정말 빠른가
제작자는 같은 월드에 팜 다섯 개를 나란히 짓고 10시간을 돌렸다. 팜끼리 서로 영향을 주지 않게 gnembon의 carpet mod로 몹 상한을 올린 상태다(각 팜을 단독으로 돌려도 몹 상한에 걸리지는 않는다).

| 설계 | 시간당 드롭 |
|---|---|
| 이 팜 (스폰 층 9개) | 16,100 |
| 같은 팜 + 세 층 추가(세 번째 서브청크 사용) | 10,800 |
| 이 팜에서 위쪽 블록을 안 치운 경우 | 5,500 |
| conspiracy 슬라임 팜 | 5,000 (1.8 당시 8,000) |
| suzuma 슬라임 팜 (선인장 처리) | 3,000 |
conspiracy 설계는 1.8 시절 8,000개를 냈지만 1.11에서 스폰 알고리즘이 바뀌면서 5,000개로 떨어졌다. 층을 더 올리거나 위쪽 정리를 건너뛰면 오히려 절반 이하로 주저앉는다는 점이 눈에 띈다.
기반암을 파내도 좋다면 더 빠른 변형이 있다. 이쪽은 가장 낮은 기반암 블록이 불투명 블록 역할을 대신하기 때문에 뒤에 나오는 옆 지붕이 필요 없고, 수율은 시간당 18,200개다.

한 가지 더. 평평한 세계(superflat)에서는 코드상 슬라임 스폰이 75% 줄어든다. 위 수치는 전부 일반 지형 월드에서 잰 값이다.
건축 순서
아래는 기반암을 파낼 필요가 없는 기본 버전 기준이다. 슬라임 청크의 경계를 먼저 표시해 두고, 아래에서 위로 쌓아 올라간다.
1. 수거용 레일
바닥에 호퍼 마인카트가 돌 레일을 깐다. 파워 레일만 쓸 필요는 없고, 자원을 아끼고 싶으면 일반 레일을 섞어도 된다. 카트가 한 바퀴 돌 동력만 확보하면 충분하다.

2. 마인카트 하역 스테이션
레일 끝에 표준 마인카트 하역 장치를 붙인다. 호퍼·컴패레이터·리피터·레드스톤 횃불로 카트가 도착하면 내용물을 빼내 상자로 넘기는 구성이고, 반대편에도 같은 것을 하나 더 만든다. 창고를 어디에 둘지에 따라 위치는 취향껏 조정하면 된다.

3. 마그마 블록 플랫폼
레일 위에 길이 18, 폭 3의 마그마 블록 플랫폼을 올린다. 슬라임을 잡는 부분이자, 아래 레일의 마인카트가 드롭을 빨아들이는 자리다.

4. 레일에 동력 넣기
파워 레일 전체에 동력이 들어가도록 레드스톤 횃불을 배치한다. 가운데 구간은 마그마 블록 위에 레버를 붙여 해결한다. 여기까지 마쳤으면 반대편으로 전체를 대칭 복사하고, 호퍼 마인카트도 미리 올려 둔다.

5. 스폰 바닥과 횃불
마그마 플랫폼 사이 빈 공간을 슬래브로 메워 스폰 바닥을 만든다. 슬래브 종류는 상관없다. 그다음 바닥 전체에 횃불을 배치해 밝기를 올린다.


이 한 층을 위로 여덟 번 복사해 총 아홉 층을 만든다.
6. 철 골렘 우리
이제 골렘 차례다. 골렘이 설 자리에는 먼저 유리 블록을 깔아 둔다 — 1.9부터 몹이 다른 몹 안에서도 스폰될 수 있어서, 그냥 두면 우리 안에 잡몹이 생긴다. 그 위를 울타리로 둘러 우리를 만들고, 골렘을 스폰시켜 안으로 밀어 넣는다.

우리 바깥쪽은 블록으로 감싸 준다(밝히지 않은 구역이 있으면 스켈레톤이 골렘을 쏠 수 있다). 단 골렘 눈높이의 울타리 네 칸은 뚫어 둔다 — 슬라임은 골렘의 눈높이를 기준으로 추적하기 때문에, 이 칸이 열려 있어야 사방에서 골렘을 인식한다.

골렘 하나가 스폰 층 두 개를 담당한다. 위층 슬라임은 아래를 내려다보고, 아래층 슬라임은 위를 올려다보며 골렘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 골렘은 두 층 위 높이에 놓는다. 골렘 사이의 남는 구간은 울타리로 이어 슬라임이 떨어질 때 길이 유도되게 한다. 이 팜에는 골렘이 총 다섯 개 필요하고, 다 만들었으면 반대편으로 대칭 복사한다.

7. 옆 지붕
팜 옆으로 하단 슬래브 지붕을 펼친다. 스폰 시도를 더 끌어오기 위한 장치다(나뭇잎 블록도 되지만 돌 슬래브가 구하기 쉽다). 슬라임이 떨어지는 통로가 되도록 폭 3칸의 틈은 남기고, 바깥으로 두 블록 → 다시 일곱 블록 순으로 넓혀 나간 뒤 사이를 채운다. 같은 패턴을 네 모서리와 모든 면에 반복한다.

마지막 효율까지 짜내려면 골렘 기둥의 울타리 일부를 걷어내고 그 자리에 슬래브 같은 불투명 블록을 채운다. 같은 높이에 하단 슬래브를 더 깔아 비어 있던 자리까지 덮으면 된다. 양쪽 모두 처리한다.

8. 둘레 벽
마지막으로 팜 둘레에 벽을 세운다. 발치 높이에 온전한 블록이 오면 스폰 시도가 줄어드니 유리 블록이나 슬래브를 쓴다. 사실 옆면 벽이 꼭 필요한지는 제작자도 확신하지 않는다 — 슬라임은 어차피 골렘 쪽으로 달려가기 때문에 밖으로 밀려날 확률이 낮다. 다만 슬라임이 플레이어를 쫓아다니지 않게 팜을 닫아 두는 편이 낫다는 취향의 문제다. 벽을 위까지 쭉 올리면 완성이다.

정리
이 설계의 교훈은 결국 세 줄로 요약된다. 스폰 층은 y30에서 끊고, 팜 위쪽 블록은 전부 걷어내고, 드롭을 버리지 않는 방식으로 잡는다. 셋 중 하나만 어겨도 실측 수율이 절반 아래로 떨어진다는 것을 비교 실험이 보여 준다. 난이도를 하드로 두는 것도 잊지 말자.
출처
- 원본 영상: Tutorial: Very Efficient Slime Farm (18,200 slimeballs/h) — ilmango
- 본문 스크린샷은 모두 해당 영상에서 인용 목적으로 캡처한 것이며, 저작권은 원저작자(ilmango)에게 있다.





